읽는 방법 : The Grammar of Perception [two-person]

Space Daon, Seoul KR

2 - 17 July 2021

<읽는 방법>을 열며,

이희승 ・ 조현주

 

살아가며, 우리는 많은 것을 읽는다. 무언가를 알기 위해, 이해하기 위해, 문자와 맥락과 눈 앞에 놓인 그 어떤 것을 읽는다. “읽는다"는 것은 근본적으로는 그 대상에 담긴 뜻을 헤아려 알기 위해 명료함을 추구하는 행위이지만, 본 전시를 통해 작가 이희승과 조현주가 선보이고자 하는 “읽는 방법”은 그 명료함을 스스로 흔들어 다시 알지 못하는 상태로 회귀하는 것이다. 역설적이게도.

 

이희승은 이미 정제된 글ー에세이, 문학, 시 등ー을 읽고 베껴쓰는 행위를 반복하면서 다양한 시도를 한다. 종이에 베껴 쓴 글자들을 물로 씻어낸다거나 캔버스에 쓰고 지우고 쓰기를 반복하며 레이어를 쌓아 올린다.

또, 낯선 언어로 쓰여진 시를 10미터 가량 되는 대형 종이에 옮겨 적어보기도 한다. 우리가 흔히 필사라고 부르는 베껴쓰기를 꾸준히 반복하면서 느낀 것들을 작업으로 풀어낸 것이다. 작가는 집중하여 읽고 쓰는 행위를 반복하면서 오히려 글의 내용이나 의미는 해체되고 글자들만 남아 제각각 불규칙한 리듬을 만들어 낸다고 말한다. 작가에게 글과 글자는 세상의 모든 불완전함으로부터 벗어나는 유일한 탈출구였다. 그러나 완전히 몰입해도 결코 어떤 안정감에 다다를수 없어 몹시 당혹스러웠음을 고백한다. 이 고단한 행위는 세상의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기 위한 과정이 아닐까-

조현주의 사진은 렌즈 앞에 놓인 대상을 이해하기 위한 것이 아닌, 사진을 찍는 그 행위 자체를 읽어내기 위한 것이다. 작가는 눈앞의 피사체에 매료되어 근육이 반응하듯 카메라를 들게 되는, 오직 본능이 이끄는대로 세상을 향해 셔터를 누르게 되는 순간들의 주체로서 사진이라는 것이 모호하며 궁금하다. 사실 사진은 프레임 안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곱씹듯 반복하여 사진을 찍고, 얻게 된 이미지를 편집하며 살피는 그 행위들로 이어지는

모든 시간에 존재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한 고찰의 연장으로 긴 시간에 걸쳐 사진을 자르고, 해체하여 그 조각들을 겹치고 이어붙여 천을 직조하듯 다시 이미지를 만들어나간다. 이러한 작업은 순간의 예술이라는

사진의 태생적 한계에 대한 도전을 상징하고, 프레임 너머의 사진이 갖는 체험과 행위로서의 의미에 추상적으로나마 형태를 부여한다고 작가는 말한다.

 

사람들은 늘 분명한 것을 쫓는다. 규정된 정의와 시스템 안에서. 하지만 우리는 명료함이라는 표면에 반사된 강한 빛에 잠시 눈앞이 캄캄해져 있을 수도 있다. 이 전시를 통해 눈을 비비고 잠시 숨을 고른 뒤 다시

'읽는 방법'을 고민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 전시 서문에서 발췌